좋은 코드를 많이 봐야 한다
얼마 전 트위터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봤다. 은행에 입사하면 위조지폐를 가리는 훈련으로 진짜 돈을 계속 만지게 한다는 말을 들었다. 진짜에 익숙해지면 가짜를 접했을 때 바로 알게 된다고. 가짜를 가리기 위해 왜 가짜인지를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. — 연 (@b__5k) 2017년 2월 22일 가짜를 알기 위해서 가짜를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글인데, 이 트윗을 보니 어렸을 때 봤던 갓핸드 테루 라는 의료 만화가 떠올랐다. 갓핸드 테루는 신입 의사인 마히가시 테루 가 수련을 받으며 명의가 돼가는 과정을 그린 의료만화인데, 그중에서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가 나온다. 주인공 테루 가 슬럼프에 빠져 엑스레이 판독을 못 하게 되자 선배 의사가 테루 에게 과제를 하나 내준다. 어느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주면서 이 환자의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오라는 것이었다. 테루 는 열심히 고민해보지만 결국 문제를 찾지 못하고 문제를 냈던 선배에게 물어보는데, 그 사진은 사실 정상인의 엑스레이 사진이었다. 테루 는 슬럼프에 빠진 자신을 놀린 거냐며 시간 낭비했다고 화냈지만, 실제 환자의 엑스레이를 보면서 선배의 의도를 알게 된다. 환자의 엑스레이를 통해 공부하면, 병의 종류에 따라서 다른 엑스레이를 보며 공부해야 하고, 엑스레이 판독을 할 때도 가능한 모든 병을 고려해봐야 한다. 하지만 정상인의 엑스레이에 한 번 익숙해 지면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고 금방 눈치챌 수 있다는 것이다. 어렸을 때는 이 장면을 그저 만화적 과장이라고 생각했다. 하지만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보니 딱히 과장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. 흔히들 코딩할 때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.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. 하지만 코딩에 오답은 있다. 이는 버그가 있는 코드를 말하는 건 아니다. 버그가 있는 코드는 논할 가치도 없다. 오답은 코드를 수정했을 때 버그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코드다. 수정에 민감한 코드는 아무리 지금 버그가 없어도 오답이다. 근데 ...